눈물 흘린 심상정, 정계 은퇴 선언…"25년간 진보정치 소임 내려 놓겠다"
24.0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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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성정 녹색정의당 원내대표가 11일 "저는 21대 국회의원 남은 임기를 마지막으로 25년간 숙명으로 여기며 받들어온 진보정치의 소임을 내려 놓으려 한다"며 정계 은퇴를 선언했다. 녹색정의당은 이번 4.10총선에서 지역구와 비례대표 한 석도 얻지 못해 지난 2012년 정의당 창당 이후 12년 만에 원외정당이 됐다.

심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총선에서 저는 지역구 주민의 신임을 받지 못했다. 무엇보다 제가 소속된 녹색정의당이 참패했다"고 밝혔다.

심 원내대표는 검은 정장 차림에 무표정한 표정으로 회견문을 읽어 내려갔다. 그는 감정을 붙잡으려 노력했지만 중간중간 울먹이기도 했다.

그는 "오랫동안 진보정당의 중심에 서왔던 한 사람으로서 책임을 통감한다"며 "그간 척박한 제3의길에 동행해주시고 독려를 아끼지 않으셨던 국민 여러분께 통절한 맘으로 고개 숙여 사죄드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돌이켜보면 진보정당 25년은 참으로 쉽지 않았다"며 "하루하루가 벅차지 않은 날이 없었고. 한걸음 한걸음이 수월하지 않았다"고 회상했다.

그는 "당원 지지자들의 열정과 헌신으로 오늘까지 이어질 수 있었다"며 "고되고 외로운 길을 함께 재촉해온 사랑하는 당원들과 지지자 여러분께 감사하고 또 미안할 따름"이라고 전했다.

이어 "지난 25년간 오로지 진보정치 한 길에 생을 바쳐왔다"며 "국민의 삶과 동떨어진 정치를 바꾸기 위해 정치를 시작했고 권력을 잡는 것보다 더 큰 꿈, 정의로운 복지 국가를 향해 매진해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극단적인 진영 대결 정치의 틈새에서 가치와 소신 지키려는 저의 몸부림은 번번이 현실정치의 벽에 부딪혔고 때로는 무모한 고집으로 비춰지기도 한 것 같다"고 부연했다.

아울러 "그러나 결코 그 꿈을 포기 않았기에 우리 사회 약자와 모든 시민의 권리가 개선되고 또 대한민국 사회가 조금 이나마 진보돼왔다고 믿는다"며 "저와 진보정당이 진정 사랑했던 것은 이념이 아니라 이웃하며 살아가는 보통 시민의 삶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저는 이제 한 사람의 시민 자리로 돌아갈 것"이라며 "지금까지 진보정당의 한계와 책임은 부디 제가 떠안고 가도록 허락해주시고 녹색정의당의 새로운 리더들이 열어갈 미래 정치를 따뜻한 마음으로 성원해주실 것을 호소드린다"고 덧붙였다.

심 의원은 '눈물은 어떤 의미인가'라는 기자들의 질문에 "우리 당원들이 생각나서..."라고 말끝을 흐리며 회견장을 떠났다.

심 원내대표는 자신의 지역구인 경기 고양갑에서 5선에 도전했지만 3위에 그쳐 낙선했다. 그는 제21대 국회에서 녹색정의당의 유일한 지역구 의원이었다.

심 의원은 2004년 17대 총선에서 민주노동당 비례대표로 국회 입성했다. 18대 총선에서 진보신당 후보로 고양갑 선거에 나섰다가 낙선의 고배를 마셨고, 19대 총선에서 통합진보당 후보로 다시 도전해 재선에 성공했다. 이후 4선까지 연임에 성공했으며, 19대 대선과 20대 대선에선 정의당 대선후보로 출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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